BOARD 전문성과 책임감을 기반으로 ‘최상의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LIG넥스원, 드론 사업 키운다…핵심기술 中企에 지분 투자
    • 작성일2020/04/03 09:02
    • 조회 415

    [조선비즈]

    2020.04.02

     

    LIG넥스원이 드론(무인기) 개발에 핵심적인 항법 센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중소기업 지분을 사들였다. LIG넥스원이 드론 관련 업체에 지분을 투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군사용 드론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으로부터 기술을 수혈받겠다는 포석이다.

    ​2019년 10월 15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2019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19)'에서 해외 군 관계자들이 LIG넥스원의 다목적 무인헬기(드론)를 살펴보고 있다. /LIG넥스원 제공
    ​1일 LIG넥스원이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작년 말 무인기 항법용 센서(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로인피니티의 주식 500만주(지분율 20%)를 취득했다. LIG넥스원이 취득한 지분 금액은 25억원이다. 항법센서는 드론이나 유도탄이 계획된 경로로 움직이는데 필요한 센서다.

    LIG넥스원 측은 "전환사채인수계약에 따른 주식전환을 통해 마이크로인피니티 지분 20%를 인수했다"며 "이미 이 업체와 정밀유도 무기개발 협력을 하고 있고, 향후 드론을 활용한 방향으로 협력할 수 있다"고 했다. 국내 방산업계에서 중기에 지분을 투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방산업계는 LIG가 빠른 기술 확보를 위해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중기를 협력 파트너로 선택한 것으로 본다.

    마이크로인피니티는 서울산업대 교수 출신인 정학영 사장이 지난 2001년 설립한 로봇용 항법 기술 전문 업체다. 항법 센서와 관련 시스템을 개발한다. 드론이나 무인기 뿐만 아니라 로봇청소기, 자동차 등 민간의 육상 항법 시스템 기술도 갖추고 있다. 2018년 말까지 정학영 사장이 지분 91.61%를 갖고 있는 개인 회사였다.

    LIG넥스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신사업으로 드론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무인헬기나 정찰형 드론 뿐 아니라 공격형 드론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21년 전력화를 목표로 직충돌형 소형 드론을 개발 중이다.

    직충돌형 소형 드론은 500그램(g)의 탄두를 탑재, 스스로 목표물을 향해 미사일처럼 날아가서 직접 타격하는 무기다. 이러한 무기체계는 정교한 항법센서나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LIG넥스원은 이번 지분 취득을 통해 드론과 관련한 사업 추진 시 항법센서와 시스템 구축에 마이크로인피니티 측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LIG넥스원은 마이크로인피니티 외에도 드론 제작업체인 성우엔지니어링과도 작년 5월부터 드론 기술개발 업무협약을 맺고 협력하고 있다.

    LIG넥스원이 개발중인 직충돌형 드론(공격형 드론) 모형. /LIG넥스원 제공
    LIG넥스원이 향후 드론 무기 사업 강화를 위해 해당 기술을 가진 국내외 업체들의 지분을 추가 취득하거나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후발 주자인 LIG넥스원이 드론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것보다 외부 기술을 유치하는 것이 개발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한화가 외부업체들과 손을 잡고 드론 기술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화는 방산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을 주축으로 드론 기술력 확보를 위해 외부업체와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작년 12월 한화시스템은 미국 드론업체인 ‘오버에어’가 가진 기술력 확보를 위해 2500만달러(약 300억원)를 투자, 이회사 지분 30%를 취득했다.2월부터는 오버에어와 1인승 드론을 공동 개발하는 등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작년 2월에는 국내 드론업체인 유콘시스템과 업무협약을 통해 드론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신속한 드론 기술력 확보를 위해 LIG넥스원이 유망 드론업체들을 중심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 심민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