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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의 꽃, 최첨단·초고가 ‘스텔스 전투기
    • 작성일2019/04/12 13:21
    • 조회 561

    [스페셜경제] 

    2019-04-11 

     


    日 F-35A 전투기, 태평양서 추락 

     

    꿈의 전투기로 불리는 F-35A 스텔스 전투기가 이틀전(9일) 일본에서 훈련중 추락했다. F-35A기가 추락한 것은 세계적으로 첫 사례라고 일본 언론이 밝힌 가운데, 한국도 지난달 처음으로 2대를 들여와 스텔스기 추락에 대한 이목이 쏠린 상황이다. F-35A는 대당 1100억원대의 초고가 최첨단 전투기다. 스텔스 전투기란 도대체 무엇이기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가? 전투기 선정이 국가적으로 관심을 끄는 이유는 국방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국방에서 갖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투기는 국방의 ‘스타’인 셈이다.

    전투기는 영어로 Fighter aircraft라고 부른다. F-16이니 F-15니 하는 명칭의 F는 여기에서 온 것이다. 전투기는 우선 공중에서 다른 항공기를 격추시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여기에 더해 지상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임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공중전 전문인 전투기와 폭격 전문인 공격기로 나누어 개발됐다. 하지만 요즘 대세는 공중전뿐만 아니라 폭격도 척척 수행하는 다목적 전투기(Multi-Role Fighter)이다.

     

    ■ 5세대 전투기, 스텔스 전투기!

    그렇다면 신문이나 뉴스에서 소리를 높이는 5세대 전투기는 도대체 무슨 뜻일까? 5세대가 되기 전에 분명 1세대가 있었을 것이다. 전투기의 세대는 제트기 시절부터 구분하는데, 차분히 정리하면 다음 그림과 같다. 한마디로 5세대 전투기는 스텔스 전투기이다.

     

    ■ 보이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 먼저 보고 먼저 쏜다

    F-117 나이트호크는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로서 걸프전과 코소보전 등에서 활동해왔다. 실제로는 공중전 능력이 없어서 공격기에 불과했던 F-117은 ‘진짜 스텔스 전투기’인 F-22의 실전배치가 안정화되자 2008년 4월 22일부로 퇴역했다. 

    전투기는 공중에서 모든 적을 제압할 수 있어야 한다. 싸움에서 적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주 단순히 말하자면 먼저 보고, 먼저 쏘고 먼저 떨어뜨릴 수 있는 능력(First-look, first-shot, first-kill)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서 각국의 국방연구자들은 자신은 보이지 않으면서 남을 먼저 볼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것이 바로 스텔스 기술이다.

    스텔스 기술은 1962년 한 러시아 과학자의 논문에서 시작되었다. 약 10년 후에 이 논문을 접한 미국의 엔지니어가 보이지 않는 비행기를 만들겠다고 덤벼들었다. 그리고 또 10년이 지나서 만들어낸 것이 바로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였던 F-117 나이트호크이다. 스텔스 기술을 활용하면 적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게 접근해 어떤 곳이라도 타격할 수 있다. 즉, 스텔스 전투기나 폭격기를 가진 나라는 마음만 먹으면 어느 나라의 국가지휘망이라도 붕괴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스텔스 기술은 발달을 거듭해 F-22 같은 진정한 스텔스 전투기를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 5세대 전투기의 선두주자 F-22 랩터

    5세대 전투기의 시대를 연 것은 록히드마틴/보잉의 F-22이다. F-22는 전세계의 영공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미 공군이 야심차게 개발한 제공전투기(공중전을 수행하기 위한 전투기)이다. F-22 랩터의 능력은 랩터가 배치된 지 6개월 만에 드러났다. 2006년 6월 노던에지 훈련에서 랩터 12대가 참가했다. 여기서 랩터들은 수 차례의 모의 공중전에서 가상적기를 108대나 격추시켰다. 특히 랩터가 속한 블루포스는 대항군 레드포스에 대해 241 대 2의 승리를 기록했다. 물론 랩터는 단 한 대도 격추되지 않고 말이다.

    이것은 5세대 전투기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였다. 특히 5세대 ‘스텔스’ 전투기들은 스텔스 능력을 특징으로 해, 레이더에 거의 탐지되지 않는다. F-22 랩터는 레이더 탐지율과 함께 적외선 탐지율도 현저히 낮추어 진정한 스텔스 성능을 발휘한다.

     


    ▲F-22 랩터 

     

    게다가 F-22는 더 나아가서는 초소형 조기경보기로 활약할 수 있다. F-22는 최첨단 기능을 갖춘 AN/APG-77 AESA 레이더1)를 통해 정밀한 탐색기능을 갖추고 있다. 비록 미사일과 총탄을 다 쓰고 더 이상 싸우지 못해도 조용히 전방에서 비행하면서 AWACS(공중조기경보기)가 탐지하지 못하는 지역까지 훑어주면서 적군의 위치를 다른 아군기에게 알려줄 수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다른 F-22가 발사한 미사일을 더 좋은 위치에서 유도해 정확히 목표를 공격할 수도 있다. 미군이 자랑하는 네트워크 중심전 (Network Centric Warfare)을 F-22는 훌륭히 수행할 수 있다.

    원래 미 공군은 F-22 랩터를 무려 750대나 도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냉전이 끝나고 예산이 줄어듦에 따라 미국도 대당 1억5천만 달러(한화 약 1천8백억 원)짜리 전투기를 마음대로 사는 것은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구매대수는 648대, 438대, 339대, 279대, 183대 등으로 해가 갈수록 줄어만 갔다. 그러다가 결국 2009년 10월 F-22는 187대의 구매를 끝으로 생산을 종료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버렸다.

     

    ■ 5세대 전투기의 보급판, F-35

    F-22의 생산은 끝났지만 스텔스 전투기는 여전히 만들어진다. 미국은 현재 주력 전술기들을 모두 스텔스 기종으로 바꾸고 있다. 냉전이 끝나자 예산이 줄어든 미군은 각군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한 기종으로 통합한 JSF(Joint Strike Fighter)를 만들기로 했다. 그 결과 F-35 라이트닝II 전투기가 만들어졌다.

    일단 F-35가 압도하는 것은 그 대체할 기종들이다. 미국의 공군, 해군, 해병대뿐만 아니라 영국 해군도 같이 참여한 이 사업은 공군의 F-16 전투기, A-10 공격기, 해군과 해병대의 F/A-18 호넷, 해병대의 AV-8B 해리어II 등 미군이 보유한 모든 기종을 교체하는 야심찬 사업이다. 미국이 사들일 F-35는 무려 2,443대로 모두 3824억 달러(한화 약 459조원)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더 이상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은 없다라는 말까지 나온다.

     


    ▲F-35 


    F-22 랩터의 능력이 언론을 통해 너무 과장되는 바람에 F-35는 그보다 한 단계 떨어지는 기종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실은 그렇지만도 않다. 오히려 F-35는 조종계기에 풀 스크린 방식을 채용해 더욱 조종환경이 편리하다. 여기에 비하면 F-22의 계기판은 21세기다운 품격이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슈퍼사이드와인더 미사일과 연동되는 통합헬멧장착시연기는 F-22에도 아직 장착되지 않은 최신기술이다. F-35는 A,B,C 3가지 형태로 생산되는데, 기본형인 F-35A는 F-16과 A-10을 대체하는 공군형이다. 한편 해병대의 AV-8B 해리어II를 대체하는 것은 수직이착륙형인 F-35B이다. 해군의 주력인 F/A-18C/D 호넷을 대체하는 것은 함재기형인 F-35C이다. 

    F-35는 현재 개발지연과 비용상승으로 고전 중인데, 특히 대당 가격은 2001년 5천만 달러(한화 6백억 원)에서 2010년 9240만 달러(한화 약 1,100억 원)으로 80% 이상 비싸졌다. 하지만 유일하게 생산되는 스텔스 전투기이기 때문에 F-35는 전세계의 상공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 미국의 지배에 대항하는 파크파
    제5세대 전투기는 미국만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개발이 거의 막바지에 접어든 파크파(PAK-FA, 차세대 일선 전투기)가 바로 그 주역이다. 현재 파크파의 프로토타입 기체는 수호이 T-50 전투기로, 파크파는 개발이 완료되면 MiG-29와 Su-27을 대체해 러시아 영공을 지킬 것이다. 러시아는 이미 1980년대 후반부터 기존의 미그와 수호이 전투기를 대체할 차세대 전투기를 준비해왔다. 미코얀사의 프로젝트 1.44와 수호이의 Su-47의 두 기종이 경쟁을 펼쳤는데 여기서 선정된 수호이사가 내놓은 것이 바로 T-50이다.
    파크파는 2010년 1월 29일 처음으로 시험비행을 실시했으며, 지난 6월 17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관람 하에 제16회 시험비행을 마쳤다. 비행을 관람한 푸틴 총리는 제5세대 전투기인 T-50은 다른 나라의 동급 전투기보다 2.5배에서 3배까지 싼 가격이라고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여태까지 러시아는 파크파의 기체개발에 약 300억 루블(한화 1조1691억 원 상당)을 투입했다. 앞으로 남은 것은 엔진, 항전장비 및 무장의 개발로, 300억 루블이 추가로 쓰이게 될 것이다.


    ▲5세대 전투기인 수호이(Su)-57(전신 T-50 PAK FA)

    ■ 한국의 5세대 전투기는?
    우리 공군은 5세대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을까? 물론 아니다. 현재 5세대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는 것은 F-22를 운용하는 미 공군뿐이다. 그러면 4.5세대의 전투기라도 보유하고 있을까? 공군 최강의 전투기인 F-15K 슬램이글은 아쉽게도 4.5세대 전투기는 아니다. 물론 F-15K가 현재 동북아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기이긴 해도 AESA 레이더도 없는데다 스텔스 성능도 그다지 고려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5세대 전투기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은 것은 군사강국인 미국과러시아뿐이다. 한참 군비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의 경우 J-XX를 개발중이고, 일본은 시험실증기로 ATD-X를 선보였다. 우리나라는 한때 KF-X라는 이름으로한국형 스텔스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구형 F-4/F-5를 대체하는 보라매 사업에서 4.5세대 전투기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래저래 명품 무기체계를 만들면서 방위산업에서 주목받는 한국이지만 아직 항공분야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T-50 훈련기를 놓고 시장에서 분투하고 있지만 UAE나 싱가포르에서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항공산업의 종주국인 미국도 라이트 형제의 비행 100년 만에 스텔스 전투기를 만들었다. 우리도 비싼 수업료를 물어가면서라도 5세대 전투기의 노하우를 얻기를 기대한다.
     
    - 김봉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