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정찰용 오토바이 도입 검토…다양한 군용 오토바이의 세계
- 작성일2018/06/11 17:38
- 조회 497
2018-06-10
중앙일보
앞으로 오토바이를 잘 타는 사람은 육군에서 ‘특수 보직’에 발탁될지도 모른다. 오토바이 동호인은 물론이며, 폭주족이나 음식배달 경력도 우대받을 수도 있다. 육군이 정찰용 오토바이 도입을 검토하면서다.
지금까지 육군은 오토바이를 헌병의 순찰용 오토바이(속칭 사이카)로만 사용했다. 육군 현병은 할리 데이비슨, BMW 오토바이를 군 주요인사 경호, 출동 병력 지원, 의전 행사 등에 투입한다. 또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헌병 오토바이는 유사시 긴급 출동하는 특공대원을 수송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육군은 또 전방 지역과 후방 탄약창에서 수색정찰, 기동순찰, 기동타격용으로 4륜 산악용 오토바이(ATV)를 활용하고 있다. 올해 70여 대를 시작으로 모두 360여 대를 들여올 예정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산악용 오토바이나 비포장 도로용 오토바이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군사 잡지인 ‘플래툰’의 홍희범 편집장은 “육군은 1970년대 야전용 오토바이를 운용했으나 당시 소음이 너무 커 정찰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폐지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육군은 산악 지형이 많은 한국에서 산악용 오토바이나 비포장 도로용 오토바이가 정찰용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군사 전문 자유 기고가인 최현호씨는 “정찰용 오토바이는 북한과 같이 포장도로가 드문 환경에선 재빨리 적진 깊숙이 들어가 상황을 파악한 뒤 재빨리 나올 수 있는 수단으로 가치가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육군의 정찰용 오토바이 도입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그러나 육군은 미군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스텔스 오토바이’를 눈여겨보고 있다.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비포장 도로용 하이브리드(연로+전기) 오토바이를 선정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이 오토바이는 네이비실이나 델타포스와 같은 특수전 요원들이 적 후방에 은밀히 침투할 수 있는 데 쓰일 계획이다. DARPA가 내건 조건은 ▶소리가 거의 나지 않고 ▶다양한 연료 사용이 가능하며 ▶배터리만으로도 시속 40㎞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으며 ▶구릉과 같은 험로를 주파할 수 있는 것 등이다.
이철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