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드론의 필요성을 고민할 때
- 작성일2020/03/1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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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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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란 국가 간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 무력을 사용해 나의 의지를 강제하는 행위를 말한다. 과거 제2차 세계대전이 핵폭탄으로 끝났던 예를 보면, 전쟁에서 국가 간 무기체계의 차이는 곧 군사력의 차이이며, 압도적 무기체계를 보유한 국가는 주변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전쟁 양상은 단기적·국지적 모습을 띠고 있다. 이는 최소한의 인명피해와 경제적 타격으로 국가 간 이해관계를 강제할 수 있는 무기체계의 발전이 큰 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전에서 무기체계의 핵심은 무인기, 드론이라 할 수 있다. 영화뿐만 아니라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 폭격, 미국의 솔레이마니 제거작전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드론은 생각보다 더 발전해 있으며 군사작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드론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핵심 기술로서 우리 삶에 깊이 파고들어 풍요로운 사회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긍정적인 기회도 제공하지만, 국가·국민의 안전을 위태롭게 만드는 부정적인 면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북한군은 저비용·고효율의 비대칭 무기를 이용해 도발해왔기 때문에 최근 추세인 드론을 이용한 공격이 예상된다. 우리는 이런 공격에 대비하고 대응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
첫째, 드론 공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방어체계에 대한 구체적·실효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군이 지금까지 북한 무인기에 관해 꾸준히 연구해 복합적인 방어체계로 대응한 것처럼 드론 방어에 대한 합동작전을 구체화해야 한다. 또 중·장기적으로 우리 군도 미국에서 운용하는 안티드론방어에 대한 투자를 통해 발전시키고, 단기적으로는 대대급 이상 주둔지나 국가·군사 중요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 방호계획을 구체화하고 보완해야 한다.
둘째, 드론에 의한 테러 예방 및 선제적 대응을 위한 전문 조직·인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재 군은 드론을 운용하는 드론봇전투단은 창설했지만, 안티드론에 관한 전담부대는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전담부대를 설립하고 중국·일본 등 주변국의 드론 운용을 분석해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 전문교육을 통해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이다.
셋째, 안티드론에 관한 논의를 군뿐만 아니라 민·관까지 확대해야 한다. 고도로 도시화한 현대 사회에서 드론에 의한 공격이나 테러는 군 시설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며, 국가 중요시설 또한 드론 공격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민·관·군이 공동 연구와 기술발전 공유를 통해 공동 대응체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세상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발전하고 있다. 우리가 이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구시대적 사고에 머물러 있다면 위기는 언제나 계속될 것이다.
- 김용진 대위 육군15항공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