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에 휘청이는 중국 마이스 … 베이징·광저우·우한 전시 ‘취소·연기’
- 작성일2020/01/2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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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E산업신문]
2020.01.29
中 우한시 추정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전세계 확산 여파
중국 광저우의 수출입상품교역회전시관 전경. 오는 3월 이곳에서 열리기로 한 남부국제치과전시회(DSC)가 최근 무기한 연기됐다. 사진출처=수출입상품교역회전시관 홈페이지(cantonfair.org.cn)
오는 2~4월 예정된 대규모 글로벌 中 전시회 잇단 무산
2월 ISPO베이징 독일주최사 “취소(cancel)” 서한 보내
韓 54개 업체 참가예정, 3월 치과전시회 ‘무기한 연기’
4월 ‘우한 냉동공조전’ 韓 16개 업체 전원 “안 가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바이러스)’으로 인해 중국 마이스(MICE)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 동부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바이러스가 최근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관광, 공연, 전시 등 중국 현지 마이스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29일 마이스 업계에 따르면, 우한을 비롯한 베이징, 광저우 등 중국 전역에서 개최를 목전에 둔 2~4월 대규모 전시가 잇따라 취소 혹은 무기한 연기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달 12~15일 나흘간 중국국제전람센터에서 열기로 한 ‘2020 중국 베이징 국제스포츠용품 박람회(ISPO Beijing 2020)’는 대표적이다. 지난 27일 ISPO 주최사인 독일의 메쎄 뮌헨(Messe München GmbH) 상하이 법인은 행사를 ‘취소(cancel)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참가사에 보냈다.
본지가 입수한 이 문건에 따르면 “오는 2월 12일부터 15일까지 중국국제전람센터에서 열기로 한 ‘ISPO 베이징’ 전시사와 방문객 그리고 대중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취소키로 했다”며 “이번 전염병의 발병과 정부 지침은 예측할 수 없고, 피할 수 없으며, 대처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객관적으로 불가항력(不可抗力)이라 판단된다. 게다가 현재 상황에서, 이번 행사를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은 불합리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27일 ISPO 주최사인 독일의 메쎄 뮌헨(Messe München GmbH) 상하이 법인이 참가사에 보낸 공문. 다음달 12~15일 베이징에서 열기로한 행사를 ‘취소(cancel)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ISPO 베이징은 아시아 최대 규모 스포츠·아웃도어 용품 박람회로 지난해 745개 업체가 참가했고 행사기간 3만7000여명이 다녀갔다. 이번 전시엔 한국업체 10여곳이 참가하기로 했다.
오는 3월 2~5일 중국 광저우 수출입상품교역회전시관(China Import and Export Fair Complex)에서 예정된 남부국제치과전시회(DSC 2020)는 최근 무기한 연기키로 했다. 한국관은 홍보 2개 부스를 포함해 총 74개 부스(54개 업체)를 운영할 예정이었다.
우한에서 열기로 한 전시는 국내 참가업체들이 먼저 불참 통보를 해와 취소된 사례다. 오는 4월 8~10일 중국 우한 국제엑스포센터에서 개최할 ‘우한 냉동공조전(China Refrigeration 2020)’은 참가 준비를 마친 국내 16개 업체가 최근 전원 불참 의사를 밝혔다. 내부회의를 거쳐 한국관을 아예 열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전시산업을 지원하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주최사와 업체들의 참가 의사를 수렴하는 중이다. KOTRA 해외전시팀의 전원규 의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올해 상하반기 중국 전시가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상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협회, 현지 주최사 등으로부터 변동상황을 전해듣고 있어 상황에 맞게 해외전시 지원예산을 다시 맞춰가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고속철도·페리 이어 국경까지 폐쇄
북한, 관광 제한, 항공노선 취소 ‘고강도’
미국, 우한에 전세기 보내 ‘240명’ 본국 이송
비즈니스, 여행 등의 목적으로 중국인이 많이 찾는 국가들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 자국민을 보호하는 예방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28일까지 확진환자 8명(의심 100여명)이 나온 홍콩은 중국 본토를 잇는 고속철도와 페리 운행을 오는 30일부터 전면 중단키로 했고, 일부 국경을 일시 폐쇄했다. 북한은 중국인의 북한 관광을 제한하고 일부 항공노선을 취소했다. 중국을 통해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을 한 달간 격리해 의료관찰을 받게 하는 등 고강도 조치를 쓰고 있다. 미국은 29일 우한에 전세기를 보내 자국민 240명을 본국으로 이송했고, 중국 전역의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지난 27일 리커창 총리(가운데)가 우한의 한 임시병원 공사부지를 방문해 안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 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치료할 목적으로 건립된다. 사진출처=중국정부 공식홈페이지(www.gov.cn)
한국 외교부는 지난 28일 중국 전지역을 대상으로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를 발령했다. 우한시를 비롯한 후베이성 전역엔 여전히 ‘여행경보 3단계(철수권고)’가 유지되고 있다. 중국 현지는 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중국정부는 지난 23일 오전 10시부터 우한시에 봉쇄령을 내리고 우한을 드나드는 모든 운송수단과 대중교통을 중단시켰다.
국내 컨벤션센터 ‘예방책’ 분주
킨텍스 “중국 단체관람 당분간 자제” 요청
코엑스 “하루 두차례 방역…공항만큼 안전”
대규모 인원이 오가는 국내 컨벤션센터들은 예방책에 집중하고 있다. 설연휴에도 출근해 열감지 카메라와 손소독기를 점검했고, 주최사에 중국인 참관객의 참가를 자제시키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홍수진 킨텍스(KINTEX) 홍보팀장은 “열감지 카메라, 손소독기 등 기본적인 예방시설이 전시관 곳곳에 설치돼 있고, 전염병과 관련해선 관내 보건소와 연계해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중국 단체관람의 경우 (당분간 접수된 행사는 없지만) 방문을 자제하도록 주최측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10만여명이 드나드는 코엑스(COEX)는 공항 수준의 위생·방역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근 전시장 출입구에 손소독기를 비치하고, 참관객의 주요 동선에 열감지 카메라 10대를 설치했다. 무역센터 전 구역엔 하루 두 차례 ‘특별방역’을 실시한다. 밀폐된 공간의 공기순환을 원활하게 하려고 냉난방 공조장치도 평소보다 두 배 가량 세게 가동하고 있다. 여기에 의무요원이 24시간 상주하고, 인근 보건소와 지정병원과 연계해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게 코엑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오수영 코엑스 홍보실장은 “메르스 등 세계적 전염병과 관련해 대응했던 경험으로 안전·예방 시스템이 준비돼 있다. 넘치다 싶을 만큼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방문객들도 컨벤션센터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에 신경 써줄 것”을 당부했다.
29일 현재, 킨텍스와 코엑스에서 예정된 대규모 전시가 취소·연기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한편 질병관리본부(KCD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전세계에서 총 6052명이며 13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29일 오전 9시 기준) 중국이 환자 5974명으로 가장 많고, 태국(14명), 홍콩·대만(각 8명), 일본·마카오(각 7명), 미국(5명), 독일(4명)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확진환자 4명, 유증상자 183명이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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