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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벅이 군대’는 옛말… 기동 첨단 보병으로 확 바꾼다
    • 작성일2019/04/22 09:06
    • 조회 355

    [세계일보] ‘ 

    2019.04.20

     

    병력 기동화·네트워크화·지능화 핵심 / 방탄 장갑차·전술차 등 분대 단위 구비 / ‘드론봇’·네트워크 연결해 정보 공유 / 전투 상황 파악 쉬워 작전 신속·효과적 / 12500억 투입2030년 전부대 확대 / 워리어플랫폼 등 통합 미래지상전 완성 / 통신망 해킹 당할 땐 적 공격 수단 변질 / 전파전에 맞서 보안 해결 과제로 부상

     

    ‘뚜벅이 군대’라 불릴 정도로 걸어다니는 보병부대가 많았던 육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동력이 부족해 활동 영역이 제한됐던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모습은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고 있다. 육군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차량과 무인전투장비로 무장한 첨단 기술군대로 기존의 보병부대를 바꿀 예정이다. 육군의 전투력을 한 단계 높일 백두산 호랑이(아미 타이거 4.0) 체계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 빠르고 스마트한 군대로 탈바꿈

     

    백두산 호랑이 체계의 핵심은 기동화·네트워크화·지능화다. 재래식 장비를 지니고 도보로 이동하던 보병부대는 방탄기능과 센서,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등을 갖춘 차륜형 장갑차와 K-200 장갑차, 소형전술차량을 분대 단위까지 갖추게 된다. 걷고 또 걸으며 전장을 누볐던 전통적 의미의 보병은 사라지는 셈이다.

     

    전장을 걸어서 이동했던 보병에게 차량이 갖춰지면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활동이 가능하다. 차량에 탑승한 보병은 필수품만 휴대한 채 전투를 치를 수 있어 기동력이 향상된다. 자체적인 동력을 만들 수 있는 차량은 보병이 휴대하는 것보다 더 우수한 관측장비와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육안 관측이 어려운 야간에도 차량에 탑재된 열상·광학 조준장치를 사용하면 4㎞ 이상의 범위를 감시하고 2㎞ 이내의 적을 조준 및 타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중량 문제로 보병의 휴대가 쉽지 않은 중화기를 탑재하면 보병의 전투를 지원하는 효과도 크다.

     

    육군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드론봇(드론+로봇) 운용에도 큰 도움이 된다. 차량에서 드론봇에 에너지를 공급해 드론봇의 활동 반경을 넓힐 수 있다. 지휘통제체계를 탑재하면 드론봇을 움직이는 이동식 통제소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는 평가다.

     

    드론봇과 차량 등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드론이 촬영한 영상은 병사들의 휴대용 단말기나 차량 탑재 단말기, 후방 지휘부와 포병부대의 전장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전투 참가자들에게 실시간 제공된다. 아군 지휘관의 결정과 작전계획, 물자보급 등의 상황도 함께 공유된다. 전투 상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 신속하고 효과적인 작전이 가능해진다.

     

    인공지능(AI)을 군사작전에 활용하기 위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드론이나 정찰기, 수색대 등이 확보한 정보를 빠르게 융합, 분석해 지휘관에게 전투에 필요한 조언을 제공한다. 아군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거나, 적의 수상한 움직임에 대한 경보 역할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육군은 현재 운용 중인 C4I체계를 자동화해 정보 공유 수준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 “2030년까지 전 부대 확대”… 주파수·보안 문제도

     

    육군은 백두산 호랑이 체계 구축을 3단계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부터 2021년까지 육군 최초로 K-808 차륜형 장갑차를 전력화한 25사단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다. 2022~2023년에는 원격사격통제체계, 신형 무전기, 위치 보고 장비 등을 시험 적용해 각 부대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화를 추진한다. 실험과 시험적용을 거듭해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면 2030년까지 백두산 호랑이 체계를 전 부대에 확대, 드론봇과 워리어플랫폼 등을 통합한 미래형 지상전투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육군은 2021년까지 4개 대대에 시범 적용하는 데 300억원, 2025년까지 시범 적용 부대를 4개 여단으로 확대하는 데 2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30년까지 백두산 호랑이 체계를 전 부대로 확대하기 위해 약 1조2500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신형 차량이나 무기를 개발하는 대신 기존에 운용하는 차량과 장비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비용을 절감하면서 전투력을 최대한 높인다는 방침이다.

     

    육군의 이 같은 구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백두산 호랑이 체계를 가동하려면 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야 한다. 지휘소에서 드론봇을 통제하기 위한 통신도 이뤄져야 한다. 무선통신과 데이터 전송 횟수가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군용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지만 민간 분야에서 데이터 전송용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여의치 않다. 군 관계자는 “군이 현재 확보한 주파수를 실시간으로 재분배하거나 재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킹이나 전파방해 등을 활용한 적의 전자전에 맞설 보안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전투차량과 드론봇은 무선통신과 데이터 전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세계 각국의 군대는 사이버전을 위해 예산과 인력을 계속 증원하고 있으며, 일선 부대에서 사용하는 드론을 무력화할 기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방해 전파나 고출력 레이저를 드론을 향해 발사, 위성항법장치(GPS) 신호를 받지 못하게 교란하는 재밍(jamming)과 드론을 제어하는 주파수를 해킹, 강제 착륙시키는 스푸핑(spoofing) 기술이 대표적이다. 육군의 드론봇이 적에게 해킹당할 경우 아군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방산업계 관계자는 “민간에서 진행 중인 자율주행차 해킹 방지 보안 시스템 개발과 연계하거나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박수찬 기자 -

    http://www.segye.com/newsView/20190415515560?OutUrl=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