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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뚝산업 아듀, 4차산업혁명 갈아타기
    • 작성일2019/01/22 09:12
    • 조회 394

    [매일경제]  

    2019.01.21

    [안두원 기자의 먼 듯 가까운 방산업체 베일 벗기기]

    사진설명 : 미래의 드론(한화시스템)

     

    우리나라 방위산업계에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 사회적으로 수년 전부터 관심을 받아온 용어였지만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정책 방향으로 본격화하면서 이와 관련된 분야에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방위산업계도 서둘러 사업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연구개발(R&D)사업이든 구매사업이든 매출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 자체가 매우 포괄적이라서 ‘스마트’한 명칭이 붙으면 정부 예산을 쉽게 배정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정부의 예산 관련 동향을 잘 아는 당국자는 “정부 전체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됐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산 당국에서 각 부처별로 이와 관련된 수요를 만들어 내라는 얘기가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개혁을 줄곧 강조하고 있는 국방부도 앞으로 군사력 건설 방향에 4차 산업혁명을 포함시켰다. 국방부가 최근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항목을 따로 서술한 부분이 있을 정도다. <2018 국방백서>에 언급된 4차 산업혁명 관련 목표치를 보면 마치 공상과학영화 속 한 장면 같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군 위성, 정찰기, 무인기(UAV) 등이 찍어온 적의 영상 정보를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지능형 ICT 감시정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 기반의 지능형 지휘통제체계를 개발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에게 척척 답을 해주는 A.I. 비서 자비스가 연상된다. 

     

    이런 수준까지는 아직 현실화되기 어렵지만 국방백서에 나온 ‘스마트 병영환경 조성’은 현존 기술로도 적용할 수 있을만한 아이템들이 나와 있다. 진동, 열상감지센서 기술을 활용해 부대와 기지를 경계하는 방안이나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인원, 장비시설 원격 관리 체계를 구축하여 비용절감과 인력 운용 효율화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구상 등이 나열됐다. 실제로 육군 훈련소는 ‘스마트 훈련병 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군의 관계자는 “과거부터 첨단기술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조직은 군대였다”면서 “솔직히 말해 군대식 문화라는 용어의 느낌 때문에 경직된 이미지가 있지만 군은 4차 산업혁명에 발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 데빌 킬러 자폭 무인기(KAL)

     

    국방부는 지난 16일 ‘4차 산업혁명 스마트 국방혁신 추진단’이라는 긴 명칭의 조직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의 공무원과 산업계, 연구계의 자문위원들이 포함됐다. 여기서는 우선 두가지 방향성이 제시됐는데 먼저 보안-암호정책, 연구개발 및 획득제도 개편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규제 혁신의 해법을 패키지로 모색하고 두 번째 군사력 건설은 물론 장병들이 실제 병영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구체적 계획도 나오고 있다. 육군은 ‘타이거 4.0(The Korea Army TIGER(Transformative Innovation of Ground forces Enhanced by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 technology)’ 방안을 발표했다. 

     

    이처럼 국방백서에서 언급된 4차 산업혁명은 국방부에 관련 조직도 신설되고 사업도 구체화되고 있다. 방위산업계에서는 발빠르게 진출하는 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국방 전용 사물인터넷(IoT) 기반시설을 KT와 협력해 구축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IoT, 빅데이터 및 AI 기술을 적용해 차량관리, 군사시설경계, 예측정비, 병사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하는 ‘모바일 스마트부대 관리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업계는 드론 수요 증가에도 주목하고 있다. 군인 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무인 방식으로 대체가 군 전체의 과제로 떠오르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무인화는 방위산업체들이 일찌감치 눈을 뜬 분야다. LIG넥스원은 “방위사업청 및 민군협력진흥원과 함께 ‘연안감시정찰 무인수상정’ 시범운용 사업에 참여한 바 있다”면서 “ 원격조정 및 자율운항 통제가 가능한 무인수상정은 최첨단 탐지장비(전자광학장비, 레이더)를 장착하고 인력을 대신해 연안정보획득과 항만 감시정찰, 해상재해 초동대응, 불법조업 선박 대응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고 전했다. LIG넥스원은 무인수상정은 자율운항 시스템 등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8 올해의 10대 기계기술’로 선정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방위산업계의 화두 가운데 하나인 민군 복합 문제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 열쇠가 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무인기를 다양화하고, 개인용 무인이동체(PAV) 개발을 통해 미래형 무인이동체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KAI는 설립 초기인 1999년 방위산업에 의존해왔지만, 현재 국내 군수 비중(40%)보다 완제기 수출과 민수 기체 구조물 비중(60%)이 더 높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이 우리나라 방위산업체에게 있는지는 미지수다. 군은 A.I.를 활용한 딥 러닝에 관심이 높다. 평시에는 정보 판단을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유사시 전투현장에서 지휘관이 빠르게 지휘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A.I.가 데이터 학습을 통해 분석과 예측을 가능하게 하자는 것이다. 방위산업체들은 앞으로 대규모 제조시설이 아니라 실리콘밸리같은 연구단지를 갖춰야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 안두원 기자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9&no=43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