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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기정통부의 민·군 협력 '미래국방 프로젝트', 국방부 무관심으로 무산
    • 작성일2019/11/19 16:34
    • 조회 354

    [뉴스투데이] 

    2019. 11. 18.

     


    ▲ 지난 5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한국방위산업학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공동 주관한 ‘민군 기술개발 상생을 위한 규제 개선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한경 기자] 

     

    미래국방 가교기술 개발사업 등 7,800여억 원 규모 심의 과정에서 탈락


    과학기술계와 국방 연구개발 공동 추진해야 미래 첨단 과학기술군 가능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민·군 협력 차원에서 추진하려던 미래국방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국방부가 관심을 보이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군이 첨단 과학기술군으로 도약하려면 과학기술계와 국방 연구개발을 공동 추진해야만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과기정통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적극적인데 비해 군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현실이 문제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국방부는 2017년 12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KIST와 국방과학연구소(ADD)를 공동의장으로 6개 연구기관 협의체를 구성했으며, 약 500억 원의 국방 기초원천기술 예산을 과기정통부로 이관해 연구개발 예산을 통합하여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했다. 또 협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발전전략도 공동 수립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과기정통부가 민·군 협력 연구개발 사업으로 계획한 ‘미래국방 가교기술 개발사업’(7년간 7,500억 원)이나 ‘미래국방 혁신성장 선도 프로젝트’(3년간 309억 원) 등은 군에서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아 자체 심의 과정에서 탈락했다. 결국 금년에 국방 기초원천 기술 예산은 단 26억 원만 반영된 상태이다.


    이와 관련, 최근 KIST가 한국방위산업학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공동 주관한 ‘민군 기술개발 상생을 위한 규제 개선 세미나’에서 김용환 KIST 안보개발단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군이 과학기술계와 국방 연구개발을 공동 추진하고, 과학기술계의 동참 여건을 적극 조성해야 첨단 과학기술군으로 도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국방 연구개발 예산 3조 2,285억 원 중 무기체계 개발비 등을 제외하면 기초원천기술 개발 예산은 500억 원도 되지 않는다”면서 “과기정통부의 연구개발 예산 6조 9,956억 원 중 50%가 기초원천기술 예산이지만 국방 분야보다는 노벨상을 향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국방 연구개발 예산뿐만 아니라 시설 및 장비와 전문인력도 매우 부족한 실정이나, 과기정통부 산하 25개 정부출연연구원들은 자체 연구개발에만 몰두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미래 국방의 기초원천기술 메카로 활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의 무관심으로 국방 분야 연구개발은 이들로부터 소외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미국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민간의 우수한 아이디어를 찾아 국방 연구개발로 이어주는 창구 역할을 하는데, 한국군은 이와 같이 연구개발을 이끌고 나가는 기능이 거의 없어 아이디어를 꽃피울 수도 없고 정부출연연구원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성과를 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미군의 경우 연구개발 현장을 장교들이 직접 찾아와 어려움이 무엇인지 묻고 이를 해결해 주려고 노력하지만 우리는 이런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 없다. 따라서 정부부처 단위에서 고위직 간에 합의가 이루어져도 실제 개발 현장의 실무자가 겪는 어려움이 상당해 매우 답답한 실정이라고 한다.


    KIST는 그동안 민·군 기술협력을 위해 2010년 정부출연연구원 최초로 ‘안보기술단’이란 현장 협력조직을 만들었다. 2015년에는 국방 연구개발 과제의 특허권 소유제도와 전문 연구개발기관 과제의 수의계약을 제안해 제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기존 제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워 현재 KIST 자체 예산으로 K-DARPA 프로젝트 6건을 추진하고 있다.


    김 단장은 “실패도 연구개발 과정인데 우리는 실패가 거의 없는 99%의 성공률을 자랑한다”면서 “실패하면 감사를 받는 등 실패를 죄악시하는 조직 문화로 인해 실패 가능성이 높은 연구는 하지 않아 창의적 아이디어가 꽃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감사 문화 형성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윤창문 방위사업청 방위사업정책과장은 “국가 연구개발은 결과물을 정부가 채택하지 않아도 되나 국방 연구개발은 목적상 정부조달의 특성을 갖고 있어 결과물을 군에서 채택하므로 실패를 용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실패를 용인하는 ‘협약’을 국방 연구개발에 적용하려고 입법을 추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미래 전장은 첨단 과학기술의 경연장이므로 민·군 기술협력은 국가 생존을 위한 필수적 선택”이라고 강조하면서 “연구개발 현장의 협력 여건을 적극 개선하여 첨단 과학기술을 신속히 도입 활용한다면 우리 군도 첨단 과학기술군으로 도약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기조강연을 마무리했다. 

     

    - 김한경 기자 - 

    http://www.news2day.co.kr/141921